운동 구력이 20년이 다 되어가다보니, 그동안 먹어온 단백질 보충제의 종류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2000년대 초반, 지금처럼 인터넷 구매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 남대문 시장에서 전설적인 포대 유청인 웨이더사의 '메가매스'로서 첫 보충제를 접했었던 기억이 난다. 몸에 잘 맞지 않아서 엄청난 설사를 동반했었던 아픈 기억이 있는데, 그 후로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인식으로 상아제약에서 나온 보충제를 섭취했었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헬스장에서 꽤 추천도 많이 받고 그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먹었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부턴 본격적으로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첫 직구 보충제를 접했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당시를 풍미했던 '매스911'과 '스피드NS'란 사이트에서 보충제를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옵티멈의 골드 스탠다드 웨이를 시작으로, MRP계의 스테디 셀러인 라브라다의 린바디, 로니콜먼이 모델이었던 BSN의 신타식스, 맛 하나는 기가막혔던 사이토스포츠의 몬스터밀크/머슬밀크, 독특한 과일맛이 일품이었던 신트랙스의 넥타 등등, 2010년 전후로 정말 많은 해외 제품들을 섭취해봤었다. 한때는 크레아틴과 부스터에 푹 빠져서 노익스플로드, 셀테크 등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기도 했었다. 그당시만 해도 운동 30분전 노익스가 국룰이었기에, 노익스 안챙긴날은 왠지 운동 못할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실로 엄청난 플라시보 효과를 주었던 것 같다. 부스터가 없으면 운동을 못할 것만 같다니.. 지금 생각하면 정말이지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아니었나 싶다.
그 후엔 카페에서 공동구매 형식으로 보충제를 구매해보기도 했었는데, 어느샌가 보충제를 아예 완전히 끊게 되면서 한동안 보충제와 완전 멀어져버렸다. 채식주의 등 이런저런 식이요법을 시도하기도 했고, 보충제 회사의 과한 마케팅에 질리기도 했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 보충제보다는 운동에 집중하자는 주의로 돌아서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나이가 40줄에 다다르다 보니, 근육량이 줄어든 느낌이 들어서 최근들어 다시금 단백질 섭취에 집중을 해보기로 했다. 요즘은 마이프로틴이 대세인 것 같은데, 성분을 보아하니 예전 옵티멈 골드스탠더드웨이와 별 다를 것도 없는데, 인플루언서들을 잘 활용해서 그런지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 보충제 회사보다 조금 더 실속있는 회사의 제품을 찾다보니, 국내 중소기업 제품 중 '푸른빈'이라는 회사의 제품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보충제는 마케팅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성분에 있어서는 그래봤자 우유에서 뽑아낸 유청단백질일텐데, 성분은 거기서 거기라고 본다. 그런 점을 미루어 본다면, 이 푸른빈에서 나온 WPI 제품은 500g에 13,500원, 1kg에 27,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100% WPI 제품이 27,000원밖에 하지 않는다니 정말 혜자스러운 가격 아닌가!
물론 아무 맛이 없는 무맛이기는 한데, 그 점이 오히려 더 장점이다. 인공감미료 없이 순수 WPI로만 구성되었다는 얘기니까 건강에는 더 좋을 것이다. 무맛이라고 해서 아무 맛이 없는 것은 아니고 아주 살짝 우유 특유의 비릿함이 있기는 하나, 물에 타 먹었을때 못먹을 정도는 아니다. 그냥 조금 연한 미숫가루 정도의 맛이라고 보면 된다.
막상 물에 타 보니 조금 아주 잘 섞이는 건 아니고, 살짝 떡이 지기는 하는데, 먹기에 불편하지는 않다. 컵에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면 어느새 풀리기는 한다. 여기에 네스퀵을 하나 섞어 먹으면, 딱 시중에서 파는 초코맛 보충제와 맛이 똑같다. 이런걸 보면 한편으로는 허탈하기도 하다. 이렇게 저렴하게 맛을 낼 수도 있는 보충제가 포장만 바뀌어서 보충제 회사에서 팔면 비싸게 팔리는 걸 보니 말이다.
암튼 이 100% WPI의 푸른빈 가성비 보충제는 당연히 재구매 의사가 있다. 맛보다는 성분에 집중하고 싶은 진성 헬창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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