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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내 마음의 고향, 야외 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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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매니아들은 헬스장이 쉬는 일요일이나 공휴일 또는 추석이나 설 명절 같은 긴 연휴때면 운동할 장소를
찾느라 분주해진다. 휴일에도 문여는 일일 헬스장을 찾아다니거나, 집에서 푸쉬업이나 가정용 문틀철봉으로 풀업을 하는것도 대안이기는 하나, 뭔가 아쉬움이 있다. 난 그럴때면 아주 오래 전부터 동네 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야외 체육시설을 이용하곤 했다. 일명 약수터 헬스장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물론 요즘 약수물 받으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가까운 산에 등산하면서 약수물도 받고, 근처에 있는 철봉에서 목장갑 끼고 운동하는 아저씨들이 꽤 있었다.


특히 새벽녘의 이런 탁 트인 공간이라는 건 트레이너도 없고, 관장도 없고, 시끄러운 음악도 없고,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 프라이빗한 운동 공간이 된다. 그래서 집중이 잘 되고, 공기도 맑아서 기분도 굉장히 상쾌해진다.
그 분들이 그렇게 야외까지 와서 운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런 야외라는 탁 트인 공간이 주는 자유로움이 아마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시설들이 어딜가나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조금만 걸어 나가도 공원이 있고, 운동 기구들이 있다. 헬스의 종주국인 미국은 GYM이 동네 여기저기 많이, 싸게,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헬스장 못 가서 몸 못 만든다는 핑계는 못 대는 나라지만, 우리나라 또한 실내짐은 아니지만 이런 야외 GYM이 무료로 어딜가나 잘 되어 있어서 어찌보면 운동하는 인프라는 미국만큼이나 잘 되어있는 나라인 것 같다.

 
특히 그냥 철봉만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밀기 운동을 할 수 있는 평행봉과 벤치프레스가 있은 곳이 많고, 간혹 있는 머신류들도 은근 해보면 펌핑감이 의외로 잘 느껴진다. 공원에서 맨몸운동, 프리웨이트, 머신운동까지 모두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야외 시설이고, 베니스 비치마냥 전문 야외 보디빌딩 시설은 결코 아니지만, 있을 것은 이렇게 사실 다 있다.

그래서 난 이런 야외 운동을 20대때부터 줄곧 해왔다. 특히 헬스장이 쉬는 날에는 별 다른 고민없이 철봉에 매달려 풀업을 당겼다. 그냥 풀업만 200개로, 혹은 딥스와 풀업 슈퍼셋 10셋으로, 아니면 바벨 들고 크로스핏 와드 하는 식으로 단순하게 그날 운동을 끝마치는 식이었다. 하지만 집중력이나 펌핑감만큼은 헬스장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 아무래도 고중량을 치는 건 어렵다보니 자극과 횟수 위주의 운동을 하게 되고, 그런 면에서 하체를 공략하기가 쉽지는 않은 편이다. 그리고 풀업을 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라 아무래도 풀업에 좀 운동이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잘 컨트롤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건 철봉을 많이 당기면 등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니, 다른 부위는 헬스장에서 더 신경써서 하고, 등은 헬스장에서 오버트레이닝되지 않게 조심하는 식으로 조절을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이런 야외 운동의 장점을 알고 은근 공원으로 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예전에는 철봉을 거의 독차지 했는데, 요즘은 순서를 기다리거나 아예
다른 운동스팟으로 옮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만큼 야외 맨몸운동의 장점을 사람들이 많이 깨닫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만의 공간이 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를 통해 야외운동이 더 활성화되고, 이런 운동하는 사람들을 멋지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장소 : 북악스카이웨이 황학정 활터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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