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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신의 물방울? 커피앳웍스 캡슐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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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에서 운영하는 고급 커피 브랜드인 커피앳웍스.

처음에 나왔을 땐 역시나 SPC 답게 베이커리의 수준이 상당히 퀄리티가 높았었기에, 특히 타르트 먹으러 자주 갔었다. 개인적으로는 파리크라상보다 동급에서 조금 위 정도가 아니었나 싶은데, 어쨌든 최근에는 커피앳웍스라는 그 이름처럼 이곳에 오면 커피 그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솔직히 구수한 스타벅스 커피맛을 제일 좋아하는지라, 이와 비슷한 조금 덜 신 맛의 커피를 찾다보니, 커피앳웍스 커피맛이 나에게는 딱 맞았다. 여담이지만 예전 신입사원 시절 호텔에 실습갔을 때, 호텔 카페에서 일하시는 분께서 시중에 파는 커피 중 가장 고급은 파스쿠찌라고 했던 기억이 얼핏 난다. 스타벅스를 아주 하급 취급을 했었는데, 그때가 벌써 10년도 더 지난 시절이니... 지금은 어떤 커피 브랜드를 최고라고 할지 궁금해진다.

 

아무튼 최근 커피앳웍스에서 캡슐커피가 나왔길래 한번 라인별로 구입을 해보았다. 10개들이 캡슐 한 줄이 7,700원으로, 스타벅스와 똑같은 가격이다. (감히?) 총 세 가지 라인을 판매하고 있어서 종류별로 다 구입을 했고, 각각 디바, 디카페인 녹턴, 블랙앤블루 라고 하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디카페인만 뭔지 알겠고 나머지는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

  

자세히보면, 원두는 라인별로 두 가지 다른 원두를 혼합한 것인데, 그것들은 에티오피아,콜롬비아,우간다,과테말라 이렇게 4개 원산지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사실 원산지별로만 보면 도저히 어떤 맛일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저 산미가 높은 것은 에티오피아라는 정도만 알고 있어서, 일단 산미보다는 구수함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콜롬비아+과테말라 원두가 들어간 '디카페인 녹턴'으로 시작을 해보기로 했다. 

 

보면 케이스는 참 예쁜데 내용물은 살짝 허접한 느낌이 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막상 네스프레소 기계에 넣어보니 살짝 아구가 안 맞았다. 현재 기계는 2017년형 에센자 미니를 쓰고 있는데, 그동안 한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당황했다. 상당히 뻑뻑했고, 소리도 굉장히 시끄러웠다. 나중에 다쓴 캡슐을 보니 구멍이 잘 안 뚫려 있었던 것으로 미뤄보아, 캡슐 표면이 구멍이 잘 생기지 않는 형태로 제작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보통 다른 브랜드의 캡슐들은 속이 살짝 빵빵(?)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주 살짝 겉 표면이 부풀어있는 형태로 되어 있어서, 이 부분이 머신기 속에 들어가서 살짝만 닿아도 구멍이 쉽게 만들어지고 내용물이 충분히 나오는데 반해, 이 커피앳웍스의 캡슐은 그 '팽팽함'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고, 또한 크기도 아주 미세하게나마 일반 네스프레소 캡슐보다 조금 큰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캡슐이 커피머신기 속에 딱 들어맞는 느낌이 들지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처음에 한 잔을 한 번 내렸을 때 잔 바닥이 그대로 다 보일정도로 적은 양이 추출이 되었었다. 무슨 신의 물방울도 아니고...  몇 번 더 우려내니 그제서야 잔여 액이 나왔는데, 앞으로 29개를 더 먹어야 하는 나로서는 기계 고장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해서 벌써부터 앞날이 캄캄한 느낌이다.ㅠ

 

이 느낌은 이 캡슐을 전부 다 넣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으니, 과연 한 개가 불량인지 다 그런건지에 대한 판단은 보류기로 하고, 가장 중요한 그 맛은 정말 괜찮았다. 이정도면 크리마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맛이 깔끔했다. 디카페인 커피들이 보통 맛이 별로 없는데, 이건 꽤 진한 맛이 있었다. 커피앳웍스 매장에서 먹는 그 특유의 구수함을 집에서도 어느정도는 재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맛으로, 맛만 놓고 보면 한번 사서 먹어볼 만 하다.

 

다만, 맛을 떠나서 SPC가 이러한 공산품 제조(?)에는 영 소질이 없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의 눈길을 갖고 나머지 캡슐들을 계속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빵은 그렇게 맛있게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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