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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영화 <킹스맨> 최고의 수혜자, 드레익스(DR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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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 마틴, 오메가, 새빌로우거리, 그리고 톰포드.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그건 바로 영화 007 시리즈에 이 브랜드들이 생산한 제품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제임스본드는 직접 에스턴마틴을 탄다고 말을 하며, 차고 있는 시계는 롤렉스가 아닌, 오메가라고 이 역시 직접 언급을 한다. 매 시리즈마다 그런 장면이 등장할 만큼 단순 협찬을 넘어 이 브랜드들은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얘기할 땐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만큼이나 그 영화가 어떤 브랜드들과 함께했는지, 또는 영화에 어떤 제품들이 나오는지는 항상 흥미로운 주제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최근 2편까지 나온 킹스맨 시리즈에서는 어떤 브랜드가 가장 화제였을까? 커틀러앤그로스 안경, 새빌로우 거리의 헌츠맨 수트, 턴불앤아서 셔츠 등등 많은 브랜드들이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한(?) 소품인 드레익스의 타이가 사람들에게 가장 '핫'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커틀러앤그로스 안경은 5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라서 쉽게 접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헌츠맨과 턴불앤아서는 둘 다 그 가격도 가격이지만, 기본적으로 테일러링이 필요한 맞춤 전문 브랜드인데다가 우리나라에 직영점이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영국에 가지 않은 이상은 쉽게 접하기가 어렵다. 맞춤 수트와 셔츠를 물론 인터넷으로 구매하는게 가능은 하겠지만, 사실상 그 느낌이 살지 않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반면 타이는 제품의 특성상 어느정도 규격화가 되어있고, 온라인 배송으로 구매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상품군이기에 이 영화를 기점으로 드레익스 타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드레익스는 영국에서 77년에 생겨난 타이 브랜드로 역사는 채 50년도 안 된 어린(?) 브랜드이지만, 핸드메이드를 원칙으로 하여 특유의 손맛이 살아있으며, 대부분의 제품들이 메이드인 잉글랜드일만큼, 품질 또한 우수한 브랜드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이만 만드는 줄 알지만 사실 의류, 신발 등 남성복의 모든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다. 나도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킹스맨의 감성을 드레익스로서 처음 접하게 되었을만큼, 이 당시 드레익스의 인기가 굉장했고, 우리나라에도 이에 힘입어 드레익스 도산점이 생겼을 만큼, 드레익스가 킹스맨의 덕을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이 당시 난 드레익스의 타이를 두 개 구매했는데, 한 개는 편집샵에서, 다른 한 개는 인터넷으로 구매를 했었다. 이 당시만 해도 드레익스를 직수입해서 판매하는 편집매장들이 많았다. LG패션이나 제일모직 편집매장(아울렛)에서 잘 찾아보면 드레익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었다. 두 타이 모두 각각 가격은 10만원이 조금 안되게 구매했다. 원래 드레익스 타이는 기준가격이 15~20만원선으로, 요즘 왠만한 명품 타이들이 기본적으로 20만원은 우습게 넘어가는 마당에 타이 전문 브랜드에서 이정도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본다.

드레익스는 모든 제품에 핸드메이드 마크가 붙어있는데, 직접 손바느질로 마감한 제품도 있고, 일반적인 제봉으로 마감한 것들도 있다. 아무래도 손바느질로 마감한 제품이 스티치의 느낌 때문에 제품 착장시 조금 더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일반적인 제품들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고 값도 더 나간다. 사실 이 부분은 정말로 개취인게, 막상 타이를 하고 나가는 곳이 그래봤자 회사인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여기서 수제 느낌 나는 타이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거니와, 타이 좋은거 맨다고 승진하는 것도 아니기에 정말 이런 사소한 디테일은 자기만족이자 개인적인 취향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런 스티치보다 중요한게 소재다. 좋은 타이들은 대부분 실크 100프로로 만드는데, 사실 실크를 안 쓴 타이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모든 타이들은 실크로 만들어진다. 다만 브랜드별로 소재의 부드러움의 도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 이게 무슨 얘기나면 맨질맨질하고 광택이 나는 소재를 쓰는 브랜드가 있고, 조금 빳빳하고 질긴 소재를 쓰는 브랜드가 있다는 말이다. 전자는 대표적으로 에르메스, 랑방 같은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이고, 후자는 보통 원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브랜들이 많다. 드레익스처럼 핸드메이드를 표방하는 브랜드들도 후자에 속하는데, 보통 조금 소재가 질기다.

 

 

 

이 원단의 부드러움은 타이를 어떤 모양으로 보이게 하는지를 결정짓는 요소다. 솔직히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 하는 건 없다. 딤플을 만드는 것도 타이 매는 사람의 스킬에 따라 다른거지 소재에 따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래서 순전히 이것도 개취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는 드레익스처럼, 아니면 이보다 조금 더 질긴 린넨 타이처럼 빳빳한 느낌의 타이를 좋아한다. 이런 질긴 타이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건조함과 거친 주름이 더 멋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부드럽고 광택이 흐르는 타이의 고급스러운 느낌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너무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게 마치 불광낸 구두처럼 다소 부담스러운 느낌을 줄 수도 있어서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아무튼 드레익스는 킹스맨으로 인해 확실히 브랜드가 알려졌고,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온오프라인 공식 채널들이 생긴만큼 실제 구하기에도 이제는 어렵지 않은 브랜드가 됐다. 손맛이 느껴지는 타이, 영국의 감성이 묻어나는 타이,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타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킹스맨의 바로 그 타이, '드레익스'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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