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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나만 알고 싶은 신발, 나이키 X 에어피어오브갓 모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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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오브갓'이 요즘 핫하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각종 유명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나이키, 컨버스, 그리고 최근에는 제냐와의 협업이다. 피어오브갓은 NBA의 감성을 힙하게 녹여낸 브랜드로 유명한데, 대표적인게 NBA 선수들이 코트에 등장할 때 입는 트레이닝 팬츠 또는 발목이 높은 농구화 라인이다. NBA 감성을 녹여내다보니 아무래도 나이키와의 콜라보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피어오브갓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제리로렌조는 어린시절부터 농구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키와의 콜라보에서도 유명한 나이키 인기모델의 디자인을 상당부분 차용해서 제품을 내놓았다. 피오갓의 시즌 컬렉션을 보고 있노라면, NBA를 좋아하는 미국 10대 소년의 감성이 여기저기서 물씬 느껴진다.

 

 

 

 
그런데 요즘 브랜드간의 이종교배라는 건 워낙 흔한 일이라서, 그 결과물이 왠만큼 신선하지 않으면 관심을 잘 끌지 못하는데, 나이키X피오갓 콜라보 제품 중에서도 모든 제품이 다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에어조던8을 연상시키는 엑스(X)자 레이드 끈 모양의 '에어피어오브갓 레이드' 제품은 출시가격이 190달러였으나, 현재 인터넷에는 웃돈이 얹어져서 거의 3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을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으나, 함께 출시된 모델인 '에어피어오브갓 모카신' 라인은 출시가가 170불이었으나, 현재 10~13만원대면 구매할 수가 있다. 심지어 가장 인기가 없는 색상인 베이지 색상은 아울렛에서 현재 5~6만원대면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재고가 많은 상황이다.

 

 

 

 
모카신은 인디안 원주민들의 신발을 모티브로 하여, 신발끈이 없는 버선같은 신발인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 제품이 피어오브갓과 나이키 콜라보 제품 통틀어서 가장 멋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리셀가가 출시가보다 낮은 이유가 뭘까하고 모카신과 레이드 제품을 둘 다 유심히 살펴봤지만, 딱히 이유는 찾지 못했다. 오히려 레이드가 신발을 신고 벗기에는 더 불편하고, 너무 농구화의 느낌이 많이 나는 반면, 모카신은 어디에나 잘 어울릴 법한 디자인이라서 모카신이 더 인기가 많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걸보면 그저 내 취향이 조금 특이한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원하는 제품이 저렴하니까 구매를 하는데 있어서는 좋은 일이기는 하나, 찜찜한 기분은 지울수가 없다. 아무튼 이 모카신을 인터넷에서 13만원에 구매를 했다. 색상이 세 가지가 있는데(블랙, 스카이블루, 베이지)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한지, 내가 사고싶어하던 스카이블루가 가장 이쁘고, 비싸고, 재고가 많이 빠진 상태였다. 270 사이즈를 간신히 구했는데 지금도 블랙은 10만원, 베이지는 6만원 정도면 구매 가능하고 사이즈도 많다.

아마도 스카이블루를 사는 사람들은 이 제품을 제리로렌조가 직접 신고 나와서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 디자이너도 상당히 옷을 힙하게 입는데, 직접 이 모카신을 신고 찍은 사진이 인상깊었던 기억이 난다.

제품을 언박싱해보면, 전체적으로 매우 깔끔하고 슬림한 디자인이다. 원래 260~265 정도를 신는데, 사이즈가 없어서 270을 시켰는데, 약간 큰 느낌이나 지금 스카이블루 라인은 265 사이즈를 찾을수가 없어서 어쩔수 없다. 앞코가 슬림하게 빠지기는 했으나, 피어오브갓은 정사이즈로 가도 될 것 같다.

 

 

 

 
제품의 특징은 발등의 벨크로와 뒷꿈치에 있는 끈이다. 실질적으로 발을 감싸주는 역할을 이 녀석들이 하는데, 발을 아주 단단히 감싸주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원래보다 5mm 큰 신발인 점을 감안해도 막상 신어보면 양말이 안에서 미끄러질 정도이니, 밖에서 신을 땐 밸크로와 끈을 상당히 세게 좀 조여서 신어줘야 할 것 같다. 옆에 있는 똑딱이 단추는 자석이지만 엄청 강한 자석은 아닌, 그냥 멋이다.

 

 

 
에어는 이 신발에서 가장 이쁜 포인트 중 하나인데, 딱 이정도로 포인만 줄 정도로 에어가 들어 있어서 절제미가 느껴진다. 너무 전창으로 에어가 깔렸거나 하면 너무 나이키스러움이 강했을텐데(값도 비쌌을거고) 딱 포인트만 준 점이 좋았다. 

 

 

 

 
굽은 처음 보면 좀 과해보이는 건 사실이다. 처음 이녀석의 구매를 고민을 주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굽높이 때문이었는데, 자칫 맥퀸 마냥 통굽 신발로 보일 것만 같아서 꺼려진게 사실이었으나, 막상 제품을 실착해보면 에어포스 미드 정도의 느낌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으로 보면 엄청난 통굽같은데, 막상 신어보면 디자이너 제품이라기보다는 나이키의 감성이 더 많이 묻어나서, 덩크나 조던 1, 또는 에어포스와 같은 얇상한 나이키 신발정도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굽이 지나치게 높다던지 하는 거부감은 의외로 많이 들지는 않았다. 실제로도 그리 엄청난 높이로 보이질 않는다.

 

 

 

 
어떤 제품의 가치는 중고 가격이 얼마나 방어를 해주느냐에 달렸다고 하는데, 저렴한 가격에 피오갓모카신을 구매한 건 기쁜 일이지만, 딱 이 제품만 가격이 오르지 않고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씁쓸한 건 사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울렛에서 5만원에 파는 건 좀... 아무튼 제리로렌조의 NBA 감성을 10만원대의 가격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것 같다. 인기가 없으니 오히려 흔히 볼 수 없으니 잘 된 것 같다고 여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하다. 그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소수만 알고 신었음 좋겠다.

 

 

[일부 사진 출처 : 제리로렌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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