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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꿀팁

마인드-머슬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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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움직이는 매커니즘을 '의식'에 초점을 맞춘다면, 당연히 의식적 움직임과 무의식적 움직임이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지을 수가 있겠다. 인간의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신경계의 주관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의식, 다시말해 뇌에서 보내는 신호가 몸 속의 신경에 전달되었을 때 이루어진다. 즉, 뇌에서는 어떠한 행동을 할지 말지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이것을 몸에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은 신경계의 일이다보니, 동작의 매 과정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않으면, 동작의 어느 한 단계에서 신호가 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동작은 불완전해지게 된다. 격한 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집중해라'는 건데, 이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이게 흔히 정신력을 강조하는 구식 훈련 방법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신체의 움직임에 있어서 정신, 즉 신경계의 기능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한편 무의식적인 움직임이라고 하는 건, 이러한 뇌의 명령이 채 몸에 도달하기도 전에 반응하는 자동적이고 반사적인 움직임을 말한다. 뜨거운 물체에 손을 대면 자동적으로 손을 떼는 반사적인 움직임이라던지, 많이 알려진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실험처럼 특정 신호에 몸이 반응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본능적인 움직일 수도 있고, 반복적인 동작의 습득을 통해 습관적으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권투선수들은 흔히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서' 피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을 보고 판단하면서 피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순간적인 감각에 의지해서 피하는 것인데, 이는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동체시력과 신체의 신경계가 발달하여 순간적인 움직임에도 몸이 반응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맹수가 초식동물을 쫓는 폭발적인 움직임과, 그 맹수를 순간적으로 방향전환하며 피하는 초식동물의 움직임은 온 몸의 신경계를 총 동원한 무의식적인 움직임이다. 그런데 이런 무의식적인 과정에 '의식'이 끼어들면 어떻게 될까? 찰나의 순간에 이루어져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의식의 의사결정과정이 더해져서 움직임은 느려지고 동작은 꼬이게 되고, 생각했던 움직임이 나오지 않게 된다.

 

결국 이렇게 보면, 운동을 할 때도 의식적으로 신경계를 자극해서 내 의식의 지배를 받게 하는 훈련이 가능하고, 또 반대로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지는 무의식적인 반응 훈련으로도 신체를 발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의식적인 훈련이 지속되면 해당 신체 부위의 신경계가 발달하고, 이 동작이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도 해당 동작을 해 낼 수가 있게 된다. 흔히 말하는 '눈감고도 할 수 있다'는 건 이런 의식적인 훈련의 결과인 것이다.

 

이를 보디빌딩에 적용시켜보면, 매 운동 동작을 반복할때 마다 내 몸 속의 근육과 관절과 신경계와 호흡과 같은 것들을 머릿속으로 느끼면서 하면 내 의식이 몸을 지배하게 되고, 그러면 내 의식대로 근육을 움직일 수 있게 되고 그랬을 때 더 잘 근육을 자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니, 의식하기만 하는데 몸이 더 좋아지는거냐고 한다면, 그렇다. 의식만 하면 더 신경계가 집중하게 되고 해당 운동 부위가 더 활성화된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조금만 해당 동작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해도 저절로 신경계가 해당 부위를 활성화하게 된다. 다시말하면 꾸준한 의식적인 훈련의 반복이 결국은 무의식적으로도 몸이 반응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보디빌더들이 운동을 할 때 마다, 매 횟수를 온전히 느끼면서 하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다. 그런 면에서 해부학을 공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어디까지나 의식은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해부학을 공부해서 신체의 각 조직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들어있다면, 이를 의식적으로 느끼기에도 더 쉽고, 신경계를 통해 근육에 명령을 내리는 과정이 더 선명해진다. 이는 곧 더 확실한 자극으로 이어지고, 결국 근육의 성장에도 더 도움이 되는 것이다.

 

예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운동할 때마다 커지는 상상(Think Big... 씽크빅...)을 하면서 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그것을 그저 웃어넘길 것이 아니다. 보디빌더들을 그저 '자극충'으로만 불러도 안 될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마인드-머슬 커넥션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것을 훈련에 적용한 것 뿐이다. 더락이 운동할 때마다 하는 'FOCUS!' 이게 이 신경계와 근육을 연결시켜주는 핵심이다. 즉, 집중하는 것. 운동할 때는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오롯이 근육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 그것이 근육 성장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로이더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만 어떤 특별한 운동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근육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만 있다면, 근육 성장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 : 더락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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