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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꿀팁

멋진 비즈니스 수트를 완성하는 세 가지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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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유행에 정말 민감하다는 걸 실감하는 것 중의 하나가 비교적 보수적인 의복인 정장에 있어서도, 길거리에 나가보면 유행이 반영된 것을 볼 수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전통의상인 한복도 개량한복이 나오는만큼 서양의 전통의상인 양복도 변형된 스타일이 유행하는 걸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장을 파티복이나 캐주얼복으로 입는다면 어느정도의 유행을 반영해 입는 스타일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지만, 출근복으로서의 정장을 입을 때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정장을 말하기 때문에, 이 때 만큼은 격식을 차린, 가장 전통적인 스타일의 정장을 입는게 TPO에 맞는 착장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은 그 비즈니스 정장을 입을 때 가장 많이 간과하는 디테일한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오피스에서 12년간 근무복으로 정장만을 입어온 '프로 정장러'로서 대한민국 남자들의 정장 착장을 관찰한 결과, 정말 중요하지만 공통적으로 잘 지키지 않는 부분이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본다. 이 세 가지만 잘 인지해도 남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멋있는 정장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에 대해서 한번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컬러에 대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정장은 네이비와 그레이 계열 이 두 가지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검정색 정장은 파티복의 개념이라, 너무 새까만 검정색 정장은 비즈니스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데, 사회 초년생들이 종종 검은색을 선택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비즈니스 수트를 주로 입는 남자의 옷장은 네이비, 다크네이비, 그레이, 다크그레이, 멜란지그레이 등의 컬러가 메인이 되어야 한다. 장례식을 대비해서, 또는 파티용으로 필요해서 검정 수트를 추가하는 거라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둘째, 기장에 대한 부분인데, 팬츠를 먼저 살펴보면 구두 뒤축이 살짝 가릴만큼 팬츠 끝이 걸쳐있는 기장이 가장 기본이 되는 팬츠의 기장이다. 이럴 경우 정면에서 보면 바지의 전면부 세로 주름에 한 개 정도는 브레이크가 잡히게 되는데, 만약 단 한 개도 브레이크가 없으려면 기장이 너무 짧아지고, 반대로 기장이 길면 브레이크가 너무 많아지게 되서, 딱 구두 뒷축을 기준으로 살짝 덮을 정도로만 기장이 오면 바지의 칼주름도 많이 해치지 않는 적당한 기장이 완성된다.

그런데 요즘 비즈니스 정장을 보면 바지 길이가 너무나도 짧아진 게 보인다. 발목을 드러내는게 요즘은 기본인데, 캐주얼 정장이면 몰라도 비즈니스 정장에서의 팬츠 길이는 딱 '저스트'하게 입는 게 가장 기본이 되는 법이다.

 

 

그리고 재킷의 길이인데, 이 부분이 어찌보면 이 글의 핵심일 수도 있겠다. 대부분 한국 남자들은 재킷이 짧아야 트렌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정장의 상의는 엉덩이를 덮어줘야 한다. 그것이 재킷 길이를 측정하는 기준이다. 그럼 너무 길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 엉덩이가 훤히 보이는 날티가 좋다면 그리 해도 되지만, 격식을 차린 정장이란 자고로 엉덩이는 가려줘야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많이 놓치는 부분은 소매 부분인데, 소매는 재킷을 입고 차렷한 자세에서 셔츠 소매가 재킷보다 약 1cm~1.5cm 정도 더 보여야만 한다. 이 부분이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정장 착장시 소홀하게 여기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조금 짧다싶을만큼 재킷
소매는 수선을 해야 한다. (오래된 수선사 분들도 소매 수선만큼은 짧게 잘 안 해주신다는..) 재킷은 결코 셔츠의 소매를 완전히 가려선 안 된다.

 

 

셋째, 정장의 상의 안에 어떤 셔츠를 입는가 하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옥스포드 셔츠와 버튼다운 셔츠는 입지 않아야 한다. 버튼다운과 옥스포드는 전통적으로 스포츠 복장에 어울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가급적 정장용 드레스셔츠를 따로 구비해 입는 것이 좋다. 그리고 셔츠만큼은 꼭 맞춰서 입는 것을 추천한다. 정장은 맞춤이 필수라고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셔츠만큼은 꼭 맞춰입는 것이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정장의 얼굴에 해당할만큼 첫인상을 좌우하는 부분이 바로 V존이고, 여기서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셔츠이기 때문이다. 셔츠의 카라가 목과 얼마나 빈틈없이 잘 맞는지, 셔츠가 너무 크거나 작아서 V존 안에서 셔츠가 울지는 않는지 하는 부분을 해결하려면, 사실상 맞춤셔츠만이 답이다. 10~15만원 정도면 괜찮은 맞춤 드레스 셔츠를 최대 세 장까지도 맞출 수 있다. 괜히 말이나 곰 그려진 옥스포드셔츠 입지 말고 그 돈으로 드레스 셔츠를 맞춰입는 게 훨씬 '수트간지'에 도움된다.

 

 

킹스맨, 007 제임스본드처럼 수트간지를 뿜뿜 내고 싶다면, 위 세 가지 기본을 잘 지키기만 하면 절반은 성공이다. 그 영화에 나온 수트들은 모두 비즈니스 정장으로 손색없는 정장들이고, 위 세 가지 원칙을 모두 잘 지키고 있는 정장이 나온다. 특별할 것도 없다.

 

수트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제임스본드가 격식을 깬 원버튼 더블수트를 입어 화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컬러, 기장, 셔츠를 보면 정확히 위 세 가지 룰을 지키고 있다.

 

그저 정장을 고를 때 위에서 얘기한 컬러와 기장, 그리고 셔츠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분명 정장 참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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