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꿀팁

세상 쓸데없는 명품 브랜드 걱정 - 단품 말고, 코스로 제공하라

반응형

지난 겨울, 길거리에 나가면 몽클레어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 200만원을 호가하는 이 패딩을 사입을 만큼 잘사는 사람들이 주변에 그렇게 많은건가 싶다가도 뉴스에서는 연일 경기가 안 좋다고 해대니,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나만 빼고 다들 부자인건가?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정말 그 패딩을 200만원이라는 제 값을 주고 산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본다. 요즘 시대는 유통이 다양화, 간결화되서 원래 가격의 절반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는 일은 이제는 흔한 일이다. 명품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똑같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해외직구, 구매대행 또는 병행수입 등의 유통 채널을 통하면 명품이라도 싸게 구매가 가능하다. 정상가가 파괴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러다보니 명품이 이제는 더이상 명품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명품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희소성이 생명인데, '가격'이라는 진입장벽이 낮아져서 명품에 접근하는 게 과거보다 쉬워졌다. 발품(손품)만 잘 팔면 일반인들도 예전보다는 더 쉽게 명품을 향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패딩 하나에 100만원)

그런데 여전히 사람들이 기꺼이 매장에 가서 제 값을 주고 사는 브랜드들이 있다. 사회적으로 거리두는 이 때에도 주말에 백화점에 가보면 여전히 일부 명품 매장들은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

 
그 줄을 보고 있노라면, '아니, 저 사람들은 인터넷 최저가도 모르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는데,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면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무리 명품 브랜드 자체의 가격이 파괴된다고 해도, 명품을 손에 넣기까지의 '경험'이 주는 가치는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유일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멋지게 차려 입고 매장에 방문해서 서비스를 받고, 제품을 만져보고, 선택하고, 최종 결제하고, 매장을 나서는 이 모든 과정은 마치 하나의 코스 요리를 연상시킨다. 즉, 내가 '샤넬을 샀다'는 건 단순히 샤넬 가방 하나를 획득했다는 것 뿐 아니라, 이런 모든 과정을 겪었다는 얘기와도 같다. 같은 식당에서 단품으로 스테이크만 먹는것과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로 이루어지는 코스 요리를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그런데 이 과정들이 돈을 내면서 즐길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사람들은 당연히 이 과정을 생략하려고 할 것이고 그런 브랜드들은 온라인 채널과의 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도 모두가 다 인터넷 최저가인 상품만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그걸 판매하는 몰의 이미지, 또는 신뢰감 등을 감안하여 사람들은 조금 비싼 몰에서도 기꺼이 구매를 한다.
그래서 명품 브랜드들이 지금 이 시점에 가장 중점을 둬야하는 것은 온라인과의 가격 경쟁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격은 이미 우리의 손을 떠났다.
이곳에만 오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 향유할만 한 독특한 가치와 같은 것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잘 교육받은 직원의 서비스? 대접받는 느낌? 쾌적한 매장 환경? 이런것은 기본이고, 이를 뛰어넘는 특별함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기꺼이 직접 찾아가서 소비하고자 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