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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뻔한 스니커즈는 놉, 아틀란틱 스타즈 실구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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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지롤라모 판체타'라는 이탈리아 남자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패션 잡지인 '레옹(LEON)은 어떨까? 에스콰이어나 GQ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레옹지는 패션에 관심있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조금은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여기서 10년 넘게 이 레옹지의 메인 모델을 하고 있는 남자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하면 그제서야 알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여전히 지롤라모 판체타는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는 않다. 포털에 검색을 해 봐도 스크롤을 몇 번만 내리면 검색이 끝날 정도로, 그리 엄청난 인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62년생의 표지 모델 아재는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패션의 아이콘으로서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분은 살짝 위트있고 화려한 스타일의 의상들을 주로 입는데, 약간 점잖은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에서 잘 먹히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곧 환갑이 다 되어가는 이 남자가 하고 다니는 스타일을 일본 남자들이 많이 따라해서 '레옹족'이라는 용어도 생겨날 정도였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정말 그 인기가 대단하긴 했나보다.  

 

 일본에서 그렇게 패션의 아이콘이라고 칭송받는 이 이탈리아 아저씨의 스타일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몇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글에서도 몇 번 밝힌적이 있는데, 지롤라모는 우선 팬츠를 상당히 루즈하게 입는다는 게 특징이다. 아주 타이트한 슬림핏이 아니라, 1인치정도를 크게 입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아주 내려입는 스타일은 아니고, 엉덩이에 살짝만 걸쳐입는 정도다. 그래서 얼핏보면 티가 잘 나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배기핏 스타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밑단을 많이 줄여서 턴업(카브라)을 해서 주로 입는다는 점이다. 이는 지롤라모 스타일의 거의 모든 것에 공통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약간 조거팬츠같은 느낌에 끝을 턴업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몇 번 접어서 입는 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주 다양한 스니커즈를 신는데, 특히 러닝화 스타일의 신발을 자주 신고, 그 중에서도 특히 '아틀란틱 스타즈'의 러너를 신고 찍은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지몰라모가 왜 그렇게 아틀란틱 스타즈를 고집하는 지에 집중해봤다. 디자인은 뉴발란스 574와 흡사하고, 얼핏보면 뉴발란스나 서코니와 같은 형제로 보이는데, 이 스타일은 사실 검증된 스타일이다. 어떻게 매칭해도 사실 실패하기 힘든 디자인이다. 그래서 지롤라모도 즐겨 신는 게 아닐까 싶다. 뉴발란스야 워낙 대중적이라, 그걸 신는다고 해도 크게 힙하기는 힘들 거고, 그래서 아틀란틱 스타즈는 좋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이와 비슷한 디자인을 찾다보면, 아마 '보일블랑쉐'와 '프리미아타'도 찾게 될 것인데, 프리미아타는 국내 백화점에서도 판매하는 것을 많이 봐와서 이제는 크게 신선하지는 않는데, 이 보일블랑쉐와 아틀란틱 스타즈는 아직까지는 대중화되지 않아서 신선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현재는 현대백화점의 남성 편집샵인 '맨플로어'에서 이 두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직접 실물을 보면 정말 예쁘다. (신발은 뭐든지 직접 보면 다 예쁘다는...)

 

 아무튼 이렇게, 지롤라모가 신는, 신선하고 예쁜 신발을 나도 한번 신어보고자, 이번에 괜찮은 가격으로 아틀란틱 스타즈 안타레스 라인의 러닝슈즈를 구매해 보았다. 나도 지롤라모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레옹족이 될 수 있다는 설렘으로, 언박싱을 해 보았다.

 

 

 

 
메이드인 이탈리아. 역시 이탈리아다. 딱히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고급스럽다. 그래봤자 러닝화에 불과한데.. 왜지?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이렇게 박스에 써있는 것만으로도 신뢰감을 준다.
그리고 이 노란색 포장지가 포인트인것 같다. 신기하게도 구두주걱이 같이 들어가 있다.

 

 

 

 
정면과 측면은 뉴발란스와 비슷한 러닝화 스타일이고, 뒤쪽이 약간 다른데, 구두주걱을 준 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스니커즈에 구두주걱이라... 그런데 뒤축 부분이 다른 신발들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물론 요즘은 이렇게 나오는 신발이 제법 있다. 그런데 이 모델은 17년도에 출시된 녀석이라, 3년 전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뒷꿈치 모양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신발의 뒷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솟구친 뒷부분이 괜찮게 빠져서 마음에 든다.

 

 

 

  특이한 것은 굽높이가 좀 있다. 물론 이건 뉴발란스도 그렇고 이런 종류의 신발은 이정도 밑창은 기본이다. 이것보다 더 높은 것은 약간 키높이 신발, 통굽신발처럼 보인다. 딱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마지노선까지의 굽 높이다. 겉굽이 한 3.5cm 정도는 족히 될 것 같다. 암튼 그리고 이 신발의 포인트인 옆면에 떡하니 박혀있는 이 왕별. 이 별이 이 신발의 핵심일 것이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이 별 모양 없으면 이 신발은 아무것도 아닌 신발이다. 써코니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별 모양이 약간 위트도 있고, 살짝 유치하면서도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50대의 이탈리아 남자가 즐겨 신기에는 다소 귀여운 브랜드 아닌가 싶었지만, 막상 실제로 보니까 너무 경박하지만은 않은, 오히려 비즈니스 캐쥬얼과 같은 착장에도 충분히 어울릴만큼 클래식한 느낌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요즘 신발 중독에 빠져서 신발 리뷰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데, 좀 자중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아무튼 이 생소한 이탈리아산 별무늬 신발은 참 잘 구한 것 같다. 이탈리아 아재 감성과 레옹족의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지롤라모의 신발에 대해 이번에 느껴봤으니, 다음에는 옷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일부 사진 출처 : 지롤라모 판체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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