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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루즈핏 성애자의 테이퍼드핏 팬츠 구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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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붙는 것 보다는 넉넉한걸 좋아해서 쇼핑할 때 테이퍼드핏 팬츠를 자주 사는 편이다. 허벅지는 여유있고 밑으로 가면서 좁아지는 스타일로 일명 항아리 바지, 또는 스님바지를 생각하면 된다. 농담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테이퍼드핏이 승려복이다. 회색 배기 패츠에 흰색 슬립온을 매칭한 스님의 복장은 볼 때마다 힙하다고 느껴진다.

워낙 루즈하고 편한게 좋다보니, 상의도 후드나 맨투맨같은 것들로 매칭하는 편이다. 단, 정장은 예외로, 정장만큼은 레귤러와 슬림 사이의 다소 타이트한 핏으로 입는다. 정장의 세계는 또 그만의 룰과 형식이 있기 때문에 그건 또 지켜줘야 한다.

나의 루즈핏 사랑은 역사가 꽤 오래됐는데, 남들은 고등학교 시절 교복바지를 쫄바지로 줄여 입는 일명 '복고'를 고수할 때도 나는 교내에 몇 안남은 힙합파여서 큰 교복바지를 허리에 걸쳐입고 다녔었다. (결코 아싸여서가 아니다)
그런 경향이 다행(?)히도 대학에 와서 조금은 덜해졌지만, 그때도 완전 힙합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보다는 비교적 넉넉하게, 엉덩이에 많이 걸쳐서 입곤했다.
그러다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가게 됐을 때, 결정적으로 서양 상남자들은 스키니를 절대 안입는다는 것을 깨닫고선, 그때부터 나의 루즈핏 사랑이 더욱 확고해졌다.

사회에 나가서는 어쩔수 없이 바지 통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루즈한 포인트들만큼은 유지하고 있다. 살짝 허벅지만 여유있게 입는다던지 하는 식으로.

 

딱 이정도의 루즈한 느낌.

 

길바닥을 쓸고다니는 그런 무지막지한 힙합 느낌이 아니라도 아주 약간의 루즈함만 가지고도 전체적인 복장에 위트를 줄 수 있다. 그런 위트와 스타일을 모두 갖춘게 요즘 나오는 테이퍼드핏 팬츠인 것 같다.
예전에 이런 바지가 잘 없을 땐 통바지를 하나 사서 밑단을 항아리 모양으로 수선해서 입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다.

 

 

 

일꼬르소가 그런 면에서 나와 코드가 맞는 브랜드인것 같다. 약간 힙하면서 전체적으로 옷들이 살짝 루즈해서 일단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다만 약간 마르고 긴 사람이 입었을 때 간지나는 옷들이 많아서 나처럼 두껍고 옆으로 퍼진 사람이 입으면 맛이 안나는 옷들이 대부분이라, 꼭 실측 사이즈를 보고 사야 한다. 사이즈만 잘 맞게 사면 일꼬르소가 딱 내 스타일이다.

 

 

 

31 사이즈로 LF몰에서 샀는데 가격도 이것저것 끌어모아 5만원도 채 안되게 구매했다.(작년까지 LF몰 퍼플등급) 날씨가 좋아져서 이거 입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집에 있는 스톤아일랜드 티셔츠(내가 가진 최고가 티셔츠... 앞으론 드라이하자..)를 매치하면 딱일것 같다. 여기에 러너 또는 심플한 스니커즈 하나 신으면 바로 내 루즈핏 감성이 완성된다.

 

 

 

유행이라는 건 돌고 도는 거니까 언젠가 정통 힙합도 다시 뜨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펠레펠레, 배드보이, 후부를 아는가? 그저 아재의 옛날얘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제일모직에서 들여온 후부는 한 때 미국에 역수출되서 막 유명 흑인 힙합 가수의 노래 가사에 나올 정도로 흥했었다. 다시 돌아온 보이런던이 지금 얼마나 핫한지, 에비수가 얼마나 잘 팔리는지... (제발 미치코런던 좀 다시 나와줘ㅠ)

암튼 지나간 유행이라 무시말고 지금 유행한다고 너무 쫓지도 말고, 자기만의 감성으로 옷을 입는 것이 뭣보다 중요한 것 같다. 패완얼도, 패완몸도 아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잘 받아들이는 스타일로 입는 것. 아재가 힙합을 좋아하면 좀 어떤가. 그 감성 쭉 유지하면 된다. 그게 남 쫓아가는 것 보다 훨씬 멋있다.


[사진출처 : LF몰, 제이슨스타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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