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때부터 운동을 해왔으니, 올해로 벌써 헬스 구력이 20년이 됐다. 젊었을 때 작은 대회도 뛰어보고 나름 사회인치고는 불혹에도 좋은 몸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이정도 되니 이제는 내 몸의 장점을 극대화하기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는데 신경을 쓰는 단계에 다다랐다.
큰 근육인 가슴이나 등은 조금만 해줘도 금방 자라는데 비해, 유독 신체의 말단 부위중 하나인 전완근은 잘 자라지를 않았다.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니다. 그동안 내가 전완에 투자한 노력에 비하면 정말 내 전완은 반응이 없었다.
이소룡이 즐겨했다는 추감기부터, 리스트컬, 해머컬, 리버스컬은 물론, 행여 악력이 약해질까 스트랩도 거의 착용을 안하고 맨손으로 데드와 풀업을 해왔는데, 그래도 내 전완은 반응이 없었다. 상완이 40cm인데 전완이 31cm정도였으니 정말 문제는 문제였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마누스 그립이란 녀석을 발견했다. 바에 끼워서 바를 두껍게 만들어 주는 '팻그립' 장비의 일종인데, 외국에서는 팻그립즈 라는 브랜드로 제이커틀러가 모델로 실제 훈련영상에서도 자주 사용을 하던 유명한 제품이었다. 그런데 팻그립즈는 왠지 서양인들의 손 사이즈에 맞춰서 다소 무지막지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때마침 우리나라에서 팔씨름으로 유명한 홍지승 선수가 마누스 그립을 훈련때마다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악력하면 팔씨름 선수고, 그 중에서도 체형도 그리 크지 않은 한국인이 실제 사용하는 제품이라니.. 이거다 싶었다.
내가 이 녀석을 사용한지는 한 3년 정도 된 것 같다. 특히 턱걸이할때 이걸 자주 사용하는데, 마누스 턱걸이 20개를 안쉬고 하는 걸 하나의 목표로 훈련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최고는 13개이다.
아무래도 마누스 그립을 사용하다보니 그립을 꽉 쥐게 되고, 이게 전완의 느낌은 정말 잘 오게 되는 것 같다. 전완의 드라마틱한 근비대를 가져온다기보다는, 악력이 강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처럼 팔이 약한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을 한다.
전완이 확실히 세지는 느낌은 있지만, 한편으론 마누스그립이 나같이 '헬스'를 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는 게 몇 가지 있다. 그건 바로 그립을 너무 꽉 쥐다보니 등운동시 등에 집중할 수 없고 팔로 당기게 된다는 점, 그리고 고강도로 훈련하면 팔꿈치가 금방 시큰시큰해지는만큼 자주 할 수 없다는 점, 이 두 가지이다.
고수들이 흔히 하는 말이 등운동 할 때는 등으로만 당기라고 하는데 마누스가 들어가면 팔에 힘을 주느라 그렇게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아무리 그립에 좋다 해도 마누스를 매번 하기보다는 등운동시 좀 특별한 느낌을 줄 때 가끔만 하기를 추천한다. 또한 훌륭한 장비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게 마누스가 들어가면 고강도 훈련이 되는만큼 빈도가 너무 잦아서도 안될 것이다. 그러면 팔꿈치에 부상이 쉽게 찾아올 수 있으니, 정말 조심해서 충분히 회복한 후 해야한다. 아마 이 점만 주의한다면 나처럼 전완이 컴플렉스인 사람이 전완과 동시에 악력을 키우는데 있어서는 마누스그립만한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고향, 야외 철봉 (0) | 2020.03.23 |
---|---|
무난한 단백질 보충제, 뉴스킨 TR90 리뷰 (0) | 2020.03.20 |
헬창의 코로나 운동법 (0) | 2020.03.10 |
악력 키우기와 스트랩의 관계 (0) | 2020.01.29 |
홈트의 필수품, 문틀철봉 (1) | 2020.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