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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GOAT 탐방 #2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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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격투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코너 맥그리거라는 슈퍼스타 때문에 UFC는 상당히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얼핏 보면  실력 있고, 경기 화끈하고 PPV 잘 팔아치우는 백인 슈퍼스타라서 엄청 좋아할 것만 같지만, 그런 인기에 비례한 그의 고자세로 인해 체급내 선수 라인업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페더급,라이트급 각 체급에서 챔피언 한번 되고 나서 한번도 방어전을 치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면서 돈이 되는 슈퍼 파이트는 여러번 참가했고. 챔피언의 진짜 덕목은 방어전에 있는 것인데 그 모습이 격투 팬으로서 정말 아쉬웠다.

 

그렇게 맥그리거가 먹튀한 체급인 UFC 라이트급은 혼돈의 체급이 되어버렸다. 사실 페더급은 맥그리거가 다시 돌아간다 해도 경쟁력이 있을것이라고 보지만, 솔직히 라이트급은 그당시 최약체 챔피언으로 평가받던 에디 알바레즈를 꺾고 획득한 타이틀 벨트이기에, 진짜 코너 맥그리거가 챔피언 자격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사실 라이트급 상위 컨텐더들은 정말 짜증이 많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극강의 모습을 보이면서 야금야금 승수를 쌓아오던 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다케스탄 공화국 출신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다. 일단 외관만 봐도 정말 강하게 생겼다. 소위 말하는 '인자강' 스타일이 바로 하빕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의 훈련 스타일은 효도르의 그것과 닮아있다. 산 속에서 자연과 벗삼아 하는, 얼핏보면 비과학적인 훈련처럼 보이는데, 나는 이것이 하빕의 진정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곰이긴 하지만, 곰과도 스파링을 했다고 할 만큼 거칠게 훈련을 하면서 하빕에게는 '투쟁심'이라는게 다른 선수들보다 유독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레슬링은 사실상 웰터의 GSP보다도 더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일단 한번 눌러놓으면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이다. 타격보다는 그라운드 앤 파운드, 또는 관절기 위주의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보기 쉬우나, 가장 최근의 맥그리거,포이리에,게이치와의 경기를 보면, 타격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본다. 최고의 타격가인 맥그리거를 타격에서 제압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게이치에게는 타격보다는 서브미션으로 이기긴 했지만, 어쨌거나 타격과 그라운드 양 방향에서 하빕을 어떻게 요리할 방법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현재까지 29승 무패의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고, (한창때 잘나가던 효도르의 29연승이 오버랩되는데..) 자연스레 GOAT 얘기도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하빕은 GOAT에 오르기에는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P4P라면 모르겠지만, GOAT라면 정말 위대한 선수라는 얘기인데, 이제 3차 방어전밖에 치르지 않았고, 본인 부상 등의 이유로 시합을 꽤 많이 펑크냈으며, 일단 경기 텀이 너무 길었다. 게다가 모두가 원하던 토니 퍼거슨과의 경기를 하지 않아서 뭔가 개운하게 체급을 정리했다는 느낌은 없다.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라이트급에서 충분히 하빕보다 나은 선수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하빕은 어린시절부터 GSP를 우상이라고 하며, 마지막 30번째 경기를 GSP와 하고 은퇴하려는 듯 보이는데,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챔피언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할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 두 경기 정도만 체급내 최강자와 겨뤄보고 압승할 수 있다면 그때 은퇴해도 위대한 선수로 칭송받지 않을까 싶다. 현 시점에서 맥그리거를 제외하고 가장 파이트머니가 많은 선수 중 하나인데, 너무 빨리 은퇴를 한다는 생각도 있다. 

 

결론은, 극강의 레슬링을 보유한 하빕이 조금 더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다 늙은 GSP 말고, 쟁쟁한 컨텐더들과 말이다. 그렇게 30승 고지를 밟는다면 GOAT로 거론되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별로 없지 않을까 싶다.

 

 

* 사진출처 : 하빕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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