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생 피에르.
이미 한번 다루긴 한 인물인데, MMA 역사에서의 GOAT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요즘이야 무슨 하빕이니 맥그리거니 알도니 뭐 이런 선수들 얘기들을 하는데, 그들도 물론 대단하기는 하지만, 자기 체급 방어전을 약물없이 9번이나 치뤄낸 파이터가 바로 생피에르다. GOAT, P4P 1위에 항상 언급되며, 올해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까지 할 정도이니, 뭐 업적으로는 정말 완벽한 GOAT가 맞다.
생피에르가 한창 활동할 시절 UFC 웰터급에서 워낙 극강의 퍼포먼스를 보였던지라, 사실상 웰터급을 지배했다고 보면 되는데, 이긴 선수들의 이름만 들어도 상당한 레전드급 파이터들이 많다. BJ펜,맷휴즈,존피치,카를로스콘딧,닉디아즈 등등... 조니핸드릭스전은 물론 판정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압살하지 못했을 뿐이지 어쨌든 판정으로 이겼고, 무슨 논란이 있던간에 그 긴 시간동안의방어전 9연승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원래 생피에르는 가라데를 베이스로 하는 다소 호리호리(?)한 체형의 타격가 스타일로 MMA를 시작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레슬링을 연마하며, 그 결과 지금의 모습을 보면 목이 굵고 어깨가 넓은 장사형 체형으로 몸이 바뀐 것을 알 수가 있다. 생피에르는 한 때 올림픽 레슬링 출전을 준비할 만큼 레슬링 실력이 출중했다. 사실 이렇게 단기간에 늘어난 레슬링 실력과 몸 때문에 약물 의심을 많이 받는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어쨌든 커리어 내내 이어진 경기 전 약물 검사를 모두 통과했기 때문에 클린한 선수라고 봐야 한다.
그의 경기 스타일만 놓고 보면, 가라데 위주의 킥과 복싱, 그리고 긴 리치를 살린 슈퍼맨 타격으로 타격 공방을 펼치다가, 허를 찌르는 타이밍에 들어가는 테이크 다운을 주로 사용해서, 타격과 그라운드 양 쪽 모두를 아주 잘 쓰는 모습을 보인다. 요즘이야 이런 스타일이 어느정도 MMA의 굳어진 스타일로 볼 수 있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런 완성형 파이터의 모습은 흔하지 않았었다.
아마도 초창기 최초의 완성형 MMA 선수로는 프랭크 샴락을 꼽을 수 있는데, 왠만한 선수를 타격으로 발라버리면서 테이크다운과 관절기에도 능했고, 양쪽의 기술이 상당히 조화가 잘 이루어져서, 크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라이트헤비급으로 판크라스,UFC,WEC,스트라이크포스 등 여러 메이저 격투단체의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었다.
그런 프랭크 샴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조르주 생피에르라고 보면 되는데, 샴락보다 체급(77kg)은 낮지만 키가 크고(178cm) 리치가 사기급(190cm)으로 긴 그러한 좋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으면서, 타격이 좋고 레슬링은 최강이었으니, 정말 살짝 짜증날 정도로 실력이 좋기는 했다. 맷집과 체력도 좋아서 5라운드 경기까지 문제없고, 전성기 당시에는 나이도 젊었으며, PPV까지 잘 팔아치울 정도로 인기도 좋아서,, 그냥 한마디로 완벽한 선수였다고 보면 되겠다.
게다가 은퇴 후에도 꾸준히 몸을 관리하고 마흔이 다 된 지금까지도 격투 훈련에 기계체조까지 같이 하면서 여전히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정말 천상 운동선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근데 한가지, 지금 그냥 이 상태로 있어도 충분히 GOAT임에는 의심에 여지가 없는데, 굳이 왜 하빕과 경기를 하려고 하는걸까? 정말로 지금 완전히 은퇴한지 3년이 됐고 나이도 40인데 하빕을 정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일지? 솔직히 하나도 기대가 안되는 경기인데, 아마 이 경기가 성사된다면 정말 실망을 많이 할 것 같다. 30승 채우려고 굳이 은퇴한 생피에르를 부르는 하빕이나, 그저 졌잘싸 한번 더 하려고 하빕과 경기하려는 생피에르나 그냥 다 별로다. 물론 파이터로서의 도전정신은 정말 높이 사지만, 이미 비스핑 상대로 한번 미들급 벨트 차봤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싶다. 하빕 이긴다고 해서 라이트급 벨트 얻고, 뭐 세개 체급의 챔피언이라고 하고 다니기라도 하려는건가?
정말 도전이 하고 싶다면 슈퍼 파이트가 아닌, 정말로 복귀해서 제대로 된 실력을 다시한번 보여줬으면 좋겠고, 그게 아니라면 그저 지금처럼 몸 관리 잘해서 말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그게 팬들을 대하는 진정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제발 하빕이랑은 하지 말기를...
* 사진출처 : 조르주 생 피에르 인스타그램, 프랭크샴락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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