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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집에서 칼주름? 필립스 스팀다리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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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을 자주 입다보니 무엇보다 옷의 주름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바지의 칼주름은 잘 살아있는지, 또는 자켓의 등판이나 소매에 접힌 자국은 없는지와 같은 점들을 중점적으로 보곤 한다. 특히 얼마전까지는 코트를 자주 입어서, 입고 나면 엉덩이나 허리 쪽의 접힌 부분을 펴느라 신경을 많이 썼었다. 그러한 주름을 피는 작업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녀석은 드라이 클리닝을 제외하면 단연 스팀다리미기이다.

돈만 많으면 한번 입고 바로 드라이를 맡기던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러나 에어드레서에 보관하면 되는데, 그런 옷장도 옷을 많이 처리하지는 못하고, 그렇게 확실하게 다려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뭐니뭐니해도 사람이 직접 다리는 것만은 못한 듯 하다. 세탁소 아저씨들이 고압으로 분사하는 다리미로 한번만 슥 다려주면 옷이 아주 살아날 것 같은데, 가정에 그런 다리미를 구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필립스의 스팀앤고는 그러한 다림질 욕구를 한 80%정도는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

 
이 녀석은 작년 겨울에 구매한 필립스의 스팀앤고 GC369 모델인데, 인터넷으로 10만원 조금 안되는 가격으로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정용 스팀다리미를 그동안 몇 번 구매했다가 실망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크게 기대는 안했는데 이녀석은 생각보다 만족감을 주고있다.

 
우선 이 다리미기는 스팀이 일단 세다. 고압 고온의 스팀이 꽤 세게 나와서 세트로 들어있는 장갑을 꼭 끼고 다림질을 해야 할 정도다. 이런 강력한 스팀으로 옷을 다리다보니, 정장이나 면 종류의 옷은 특유의 꾸깃꾸깃한 주름들이 잘 펴진다. 특히 재미를 봤던 건 코트 주름 필 때다. 코트는 딱 지하철에 앉았을 때 엉덩이 부분, 손잡이를 잡을 때 접히는 팔 부분에 주름이 많이 생기는데, 이런 주름은 스팀다리미 한번이면 빳빳하게 펴진다. 가정용 다리미라서 아무래도 디테일한 주름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코트같은 조금 두꺼운 옷에 있는 큰 주름은 잘 펴지는 편이다. 오히려 정장의 어깨나 겨드랑이 주름 또는 셔츠의 세탁 후 주름처럼 난이도가 있는 주름은 피기 어렵다.

 
스팀다리미는 보통 옷걸이에 걸고 세운채로 사용하기 때문에 누르는 식의 주름은 잡기 어렵다. 그래서 셔츠는 여전히 세탁소의 힘을 빌리고 있다. 정장 바지는 옷걸이에 걸고 접힌 부분에 다리미 스팀을 쏘이면 어느정도는 잔주름이 없어지고 있던 칼주름이 살아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세탁소 칼주름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정장 많이 입는 사람들이 바지 다릴 때 스팀다리미를 쓰면 좋다. 난 이게 없을 때 무조건 드라이를 맡겼는데 정말 스팀다리미 이후로 드라이값이 좀 줄긴 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점은 물탱크의 용량이다. 아무래도 핸디형이라 물 양이 많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통 한번 물을 채우면 남자 양복 위아래 한벌 기준으로 2벌정도 다리면 물이 없어진다. 그래서 좀 한번 쓸 때 스팀을 아껴(?) 쓰게 된다. 물 빨리 없어지면 그만큼 더 채우면 되지만, 해보니 너무 귀찮다. 용량이 좀 더 넉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10만) 대비 괜찮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간단한 티셔츠도 다릴 수 있고, 목도리나 패딩에 붙어있는 털도 다릴수 있는 등, 칼주름만 빼고는 왠만한 다림질이 다 가능해서 평소 옷 관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부지런한 습관이 생기는 건 덤이다.

집에서 칼주름은 조금 오버지만, 옷에 잔주름들을 확실히 없애고 싶다면, 필립스 스팀다리미는 강추하는 물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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