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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속이 꽉 찬 남자, 스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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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미지가 좋게 바뀌면, 그 사람의 얼굴도 덩달아 잘 생겨보이는 경우가 있다. 씨름선수 강호동과 방송인 강호동은 같은 인물이지만 그 얼굴의 느낌 자체가 완전 다르다. 서장훈도 마찬가지. 농구선수 시절 오만상을 찌뿌리던 얼굴이 이제는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다. 가끔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힙합계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한 때는 악플을 몰고 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 소리를 듣는 자수성가의 아이콘이 된 인물. 바로 스윙스다.

 

 

 


힙합 음악의 가사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내가 최고이며, 난 남들 신경 안쓴다~ 뭐 이런 다소 뻔한 내용이 많다보니 거기서 허세가 느껴지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그걸 또 swag이라고 하며 즐기는 게 힙합이라는 문화라고 하는데, 스윙스는 딱 이 문화에 가장 잘 들어맞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스윙스는 86년생으로 올해 35세의 나이이지만 랩 스킬이라던지 음악에 대한 감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 같다. 레이블의 대표를 맡고 있음에도 최근까지도 음반을 내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니 말이다. 나이에 비해 우리나라 힙합 1세대인 업타운에도 속해 있었을만큼 그 경력이 탄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스윙스가 대중들에게 알려진건 물론 쇼미더머니로부터일 것이다. 거기서 파워풀한 무반주 랩을 한 것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보여줄테니! 쇼미더머니!) 쇼미2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그당시 랩퍼 스윙스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그때부터 스윙스는 온갖 악플에 시달리게 되었다. 스윙스가 바른말을 잘 하는데다가 직설적으로 그것도 공격적으로 의견을 표현하다보니, 인기만큼이나 안티도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민감한 군대 문제에 있어서도, 의가사제대를 하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고, 공연장에서 삘받아서 한 말들을 언행일치 못한다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도 있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전에 싸움좀 한다고 말했다가 거의 죽일듯한 악플이 달리는가 하면, 결정적으로(아마 이게 가장 큰 이유일듯) 너무나 예쁜 여자친구와 교제중이라서...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배알이 꼴리고 싫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스윙스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그렇게 비호감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런 것들을 어느 순간부터 품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게 돈까스인데, 돈까스 먹으면서도 여자 꼬실수 있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표현한 발언이 문제가 되서 어느새 돈까스가 별명이 되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그걸 받아들이고 심지어 팬들을 초대해서 돈까스(치즈돈까스였던걸로 기억)를 사주는 쿨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부정적인 리액션을 스스로 긍정의 이미지로 바꿔서 모두를 즐겁게 만드는 것이다. 참 대단한 마인드 아닌가. 만약 누가 자신을 돈까스라고 놀리면 자괴감 느끼지 않고 쿨하게 받아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윙스의 멘탈은 정말 강한 것 같다.

 

 

 
암튼 그런 넓은 아량을 배푸는 모습을 보고 호감이 참 많이 생겼다. 어떻게 그런 건강한 마인드를 갖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스윙스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사실 이 친구는 엄청난 독서광이자, 노력가였다. 의외로 책을 많이 읽었고 그가 추천해준 책들은 대부분 괜찮은 책들이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신뢰>를 추천하는가 하면,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에 대한 책도 추천하고, 무엇보다 이러한 독서를 통해 삶의 지표를 세우고, 자신의 깊은 내면에 대해 탐구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노력들이 그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자기암시 영상 같은 것들로 표현되고 있다. (난 섹시해.. 내 지갑은 비만증에 걸렸어... 아직도 스윙스의 그 음성이 귀에 맴돈다)

그런 긍정적인 자기 심상 훈련을 통해서 스윙스는 음악 외의 사업도 잘 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코로나로 힘들겠지만, 파워리프팅 전용 헬스장인 '짐티피'라는 짐을 3호점까지 냈고, 식당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스윙스라면 지금같은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돌파구를 마련할 것 같은 기대가 있다.

 

 

 
한 때는 나도 그저 스윙스를 랩하는 양아치 정도로만 여겼었는데, 지금은 속이 꽉 찬 남자이자 불굴의 의지를 가진 자유인으로 그를 많이 존경하고 있다. 솔직히 스윙스의 음악에 대해서는 아직은 좋아하는 단계는 아니다. 좀 쎈 스타일이 내스타일은 아니다. 랩 스킬이나 톤이 더 좋은 랩퍼들도 많아서 그런지 요즘 스윙스의 랩은 개인적으로는 별로고, 솔직히 히트곡도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불도저 라는 곡도 그 제목만 알지 노랠 들어본적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스윙스를 여전히 존경한다. 그는 이런 부정적인 반응조차도 포용해서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거라는 기대가 있기에. 강한 멘탈로 자아를 컨트롤하는 정말 꽉찬 남자 스윙스. 계속 여러가지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 많이 보여주길.

 

 

 

 

[사진출처 : 스윙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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