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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보급형 스톤, 내셔널 지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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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란 다큐멘터리 채널이다. 그냥 그렇게 방송 채널로만 알았던 이 브랜드에서 놀랍게도 오래전부터 옷을 만들었다고 한다. 굿즈같은거를 파는 건 봤었는데, 의류라니... 게다가 그 옷이 요즘 또 핫하다고 하네? 하긴 '디스커버리'란 브랜드도 난 역시나 디스커버리 채널로만 알았었지.. 막 낚시하고 그런거 보여주는 채널로만 말이다. 암튼 요즘 이런 브랜드에서 나온 옷들을 사람들이 많이들 입는다고 한다. 애들도 많이 입고, 어른들도 커플룩으로 많이 입는다고 한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여, 오늘 우리집 대표이사님께서 옷을 한벌 하사해주셨는데, 그게 바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나온 후디였다. 그저 유니클로 맨투맨으로 만족하던 나에게는 상당한 사치였다. 뭐 아재들의 선호 브랜드야 뻔하지 않은가. 나이키와 유니클로.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나이키 사랑이 남달라진다. 꼭 3대 500이 안되서가 아니라 원래부터 언더아머보다는 나이키가 좋았었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ㅎ 암튼 그런 나에게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라는 '브랜드' 옷을 입을 기회가 생기다니, 참 감격스러웠다. 

 

정면샷 - 스톤아일랜드처럼 패치가 생명인 듯 하다

 

백샷 - 등판에 과하지 않게 로고가 박혀있다

 

 저 왼쪽 팔에 붙어있는 패치는 처음 보자마자 떠올린게 스톤 아일랜드였다. 와이프도 인정하는 부분이었고, 그래서 미안하지만 그냥 약간 '스톤 저렴이' 버전으로 봐도 되겠다. 가격대가 10만원대이니, 뭐 스톤 살 돈으로 한 3장 더 사는 정도인거니 틀린말도 아닐 거다. 여기저기 살펴보면 은근 포인트들이 꽤 있다. 가슴팍에 지퍼부터 해서 옆주머니에도 지퍼가 있고, 등 뒤에 작게 로고도 자수로 새겨져 있으며, 단순한 면 소재임에도 약간 패턴이 들어가서 그런지 후디라고 하는 뻔한 옷치고는 살짝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느낌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건 가운데 짚업의 지퍼가 위아래 양쪽으로 열리지 않는다는 것. 내 체형이 일반적이지 않다보니, 개인적으로 이런 후드티를 입을 때는 무엇보다도 활동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지퍼가 위아래로 안열리는 것은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뭐 사주는 옷 감사히 입는다는 생각으로 그런 부분은 감안하기로 했다. (사실 대표님께 말도 못한다)  

 오늘 날이 좀 추운데도 불구하고 한번 패딩을 벗어재끼고 저것만 걸쳐입고 동네를 한번 나서줬는데, 괜찮았다. 사실 좀 추웠지만 새옷 자랑하려고 좀 참았다고 봐야겠지. ㅎㅎ 새거라서 그런지 냄새도 남다르고, 자꾸 보면 볼수록 이쁜것 같다. 그전까지 즐겨입던 나이키 후드티는 당분간 좀 쉬어도 될 것 같다. 

 이 옷을 보면서 느끼는 건 뭐냐면, 바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라는 브랜드의 위대함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브랜딩'의 위대함이다. 한 분야의 정점을 찍은 브랜드는 다른 영역으로도 확장이 가능하고, 또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 이미 잘 쌓아놓은 브랜드의 이미지는 어느 분야에 가더라도 고급으로 인식되는 그런 브랜드 파워. 예를 들면 자동차 브랜드들, 뭐 아우디, BMW, 벤츠, 포르쉐, 페라리와 같은 그런 고급차 브랜드들은 이미 잘 쌓아올린 명품,럭셔리카의 이미지를 등에 업고 이미 의류로 출시가 됐고, 신발이나 악세사리로도 나와서 비싸게 잘 팔리고 있지 않는가. (그러고 보니 나도 한때는 푸마 페라리 신발에 환장했던 적이 있었네) 람보르기니나 벤틀리 같은 브랜드도 명품 시계 브랜드와 콜라보해서 제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벤틀리-브라이틀링, 람보르기니-로저드뷔 등등.. 이름만 들어도 비싸보인다)

(지금 홈쇼핑을 보고 있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픽 캐리어도 파네...)

 

 이렇게 보면, 좋은 브랜드란, '확장'이 잘 되는 브랜드라고 봐도 될 것이고, 여기서 느끼는 결론은 결국, 좀 생뚱맞지만,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서널 지오그래픽은 이미 성공한 브랜드니까 의류시장에서 이렇게 옷도 팔아재낄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동물농장'이나 '정글의법칙' 또는 '나는 자연인이다' 후드티를 입을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브랜딩만 멋지게 잘 된다면 말이다.   

 

 그래서 나도 꼭 성공한 브랜드가 되고 싶은 것이 목표다. 그렇게 한 분야에 정점을 찍으면 무엇을 해도 또 잘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제 나도 내 자신이라는 브랜드에, 남과는 다른 철학과 가치를 부여하고 브랜딩하는 데 힘을 쓰려 한다. 그저 후드티에 새기고 말기에는 아까운 그런 가치있는 브랜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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