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리바이스 엔지니어드진이 리트로되어 나왔었다. 아마 지금의 3040 세대는 고등학교~대학교 시절 엔진 청바지와 청치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헐렁하지만 완전 힙합은 아닌 것이, 배기바지인데 조폭같지 않으면서 뭔가 입으면 간지나는.. 엔지니어드진은 그당시 청바지의 혁명이었다.
리바이스의 역사와 전통이라는 가치가 자칫 브랜드를 올드하게 만들 수 있었던 시점, 엔진 한방으로 이미지를 완전 탈바꿈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 나온 타입원도 완전 멋졌다)
그런데 어느샌가 트루릴리전이니 디스퀘어드니 하는 새로운 청바지들이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고, 돌체앤가바나부터 뭐 발망 할거없이 명품브랜드들도 청바지에 프리미엄을 씌워 인기몰이를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리바이스의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요즘들어 리바이스는 한물간 브랜드가 되었고, LVC라인을 제외하면 더이상 쿨한 브랜드가 아니게 되었다. 그래도 리바이스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지라 홈페이지를 틈틈히 들어가보는데 이번 엔진 재출시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드디어 리바이스 놈들이 일좀 제대로 하는구나...
광고도 참 잘 만들었다.
광고도 무려 AOMG 박재범, 코쿤, 우원재를 기용했고 음악도 엔진이라는 제목으로 실제 발매된 음악을 BGM으로 넣는 등 꽤나 심혈을 기울인 티가 났다.
그렇게 광고를 보고 어렵사리 LEJ 570 루즈 테이퍼드 블랙을 먼저 구입했다. 매장에서는 12만원 정도 판매하고 있는데 난 인터넷에서 10만원 정도로 구매했고, 사이즈는 30에 32로 구입을 했다.
허리가 좀 크게 나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정도로 클 줄은 몰랐다. 실제로 2인치 정도가 크다. 약간 옛날 힙합바지 느낌이 난다. (뭐랄까.. 지누션 같은 느낌?ㅎㅎ)
길이도 길어서 접어야 하고, 그런데 엔진의 특징이 뭔가.. 바로 엄청나게 편하다는 거다. 마치 아무것도 안입은 것 같이.. 워낙 허벅지가 넉넉해서 그런것 같다. 그리고 블랙진의 소재가 굉장히 부드럽다. 데님 느낌이 아니라 면 느낌이 강해서 좋긴 한데 약간 먼지나 보풀이 잘 붙는다. 한번만 입었는데도 흰 먼지가 좀 묻는다.
그래도 참고 입는다. 엔진이니까ㅎ
블랙 맨투맨 티에 매칭하면 딱 스타일이 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사이즈는 30도 큰 것 같아서 28이 있으면 구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수선의 힘을 얻어야 할 듯..
그래도 입는다.. 엔진이니깧ㅎㅎ
이 엔진이 주는 감성이 너무 좋다. 다리 절개선이 이렇게 틀어지는 바지가 얼마만인지..
다시 볼 수 있어 감격스럽기만 하다.
다음에는 블랙 말고 진청으로 입어봐야겠다.
아무쪼록 리바이스가 나이키처럼 혁신도 계속 하고, 과거에 잘나간 제품들을 재해석해서 계속 출시했으면 좋겠다. 나이키도 사실 사골만큼 조던 시리즈, 에어 맥스&포스 시리즈 등을 우려먹었음에도, 재발매될때마다 사랑받지 않던가.
암튼 이런식으로 리바이스의 영광이 재현되었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는 리바이스 뿐 아니라 미치코런던이나 마리떼프랑소와저버처럼 시대를 풍미한 진 브랜드들이 다시 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탑골패션이라 욕하지 마라. 유행은 돌고 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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