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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샤넬 피하려다 로저 비비에 만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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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와이프 기분 전환 해주려고 롯데백화점에 가서 신발을 하나 사주기로 했다.

큰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고, 왜 그런날 있잖는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좀 돈을 쓰고 싶은 그런날..

아무튼 어떤 브랜드인지는 말 안하고 그냥 '하나 사줄께' 하고 데려왔는데 자꾸만 에비뉴엘 쪽으로 가려는 눈치였다. 아니, 사준다고는 했지만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설마...

"뭐사려고?"

"걍 샤넬에서 신발하나 사려고"

....역시 그랬다.

순간 나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음을 와이프도 눈치를 챘는지, 예의상 주차를 하고 에비뉴엘로 바로 가지 않고, 1층 명품 코너를 먼저 들렀다. 그런데 때마침 로저비비에를 발견했다. 이게 웬 구세주인가싶어 바로 여기로 유인을 했다.

로저비비에라니.. 다행히 로저비비에를 와이프가 알긴 알았다. 그동안 사람들이 짝퉁으로 신는 걸 많이 봐와서 잘 안다는 눈치였다. 그래서 호기심에 한번 매장이나 볼까 하고 들어왔다. 난 한숨을 돌리고 샤넬에 안 간 것을 속으로 자축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난관이 있을 거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사실 로저비비에가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샤넬에 비하면 뭐 듣보라고도 할 지도 모르겠지만, 인지도가 없을 뿐이지 엄연한 명품이다. 네모난 버클에 보석 박힌것들은 200~300만원을 호가하니까 말이다.

암튼 그렇게 구두를 하나 골라서 최종적으로 결제하려는 순간.. 108만원..

108만원???

그렇다. 사실 로저비비에는 신발이 샤넬보다 비쌌다.
샤넬 플랫슈즈가 80만원대부터 시작하니.. 어찌보면 내 예상보다 샤넬이 싼거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무를 수는 없는 일이니, 눈물을 머금고 샤네.. 아니 로저 비비에 구두를 하나 떡 하니 결제했다.

 

 

 

컬러가 약간 라떼? 커피우유? 같은 색인데, 너무 나이들어보이지 않는 고급진 브라운 색이었다. 와이프가 좀 까무잡잡해서인지 집에 워낙 블랙이 많아서 신발만크은 이번에는 다른 컬러로 사려고 했었고, 이 네모 버클이 보면 볼수록 예쁘기도 했다.

참고로 밑창은 미끄럼방지패드를 붙여줬는데, 이게 또 꿀팁인게 처음부터 고무창을 덧대지말고 한 3개월 신다가 덧대는게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고무를 댈 경우 신발이 늘어나질 않아서 발 모양에 편하게 맞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롯데 소공 매장에서는 밑창수선도 무상으로 해 준다고 한다.

 

 

 

암튼 집에와서 보니,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샤넬 이런거보다 좀 새로워서 좋은 것 같다. 패피들만 아는 레어탬 느낌? 물론 아는 사람들은 벌써 엄청 신고 다니기는 하지만 말이지..

 

 

여하튼 오늘의 교훈.
샤넬이라고 다 비싼건 아니다.
에비뉴엘이라고 벌벌 떨지말자. 오히려 본관이 더 비싸다.
그리고 로저비비에 신발 괜춘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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